[성명]우리는 생명을 위해 저항하도록 태어난 존재들이다: 녹색당과 멸종반란x멸종저항의 기후재판에 연대하며 (2023.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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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성명] 우리는 생명을 위해 저항하도록 태어난 존재들이다: 녹색당과 멸종반란x멸종저항의 기후재판에 연대하며


  2021년 2월, 청년기후긴급행동은 두산 그룹의 신사옥 앞 DOOSAN 로고 조형물에 녹색 스프레이를 뿌렸다. 겉으로는 친환경 기업임을 내세우며 베트남에 석탄화력발전소를 수출하려는 두산의 위선을 폭로하고자 함이었다. 2021년 3월, 멸종반란과 멸종저항 활동가 6명은 당시 집권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를 찾아가 점거 시위를 했다. 민주당이 가덕도 신공항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특별법을 졸속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2021년 10월, 녹색당 기후정의위원회 활동가 4명은 포스코 주최로 열린 ‘수소환원제철포럼’ 행사장에 난입하여 산업부 장관과 포스코를 상대로 생태학살을 규탄하며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거짓을 드러내려던 목소리는 ‘업무방해’가 되었고, 폭력을 막아서려던 몸부림은 ‘주거침입’이 되었다. 기업들과 정치 권력은 지금도 세계 곳곳의 생명들을 학살하며 ‘손해’를 끼치고 있다. 그들을 막아내려던 우리는 두산이 소유하고 있는 건물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받았다. 재판부는 우리가 행동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아니라 우리의 행동이 현재의 법 질서를 위반하였음에 집중한다. 이는 현재의 법 질서가 누구를 옹호하는지, 무엇을 지키려는지 극명하게 드러낸다.


  법은 평화와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공동체의 약속이지만, 외부에서 타율적으로 주어지지 않으며 정의를 지키고자 하는 제 스스로의 투쟁으로 생성되고 성장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생명 원리에 반하는 법 체계에 저항함으로써 공동체를 보전할 수 있는 법을 지키고자 할 따름이다. 진정으로 법의 정신을 수호하고자 하는 이들은 누구인가? 현재의 법 질서를 고수하는 데에만 집중하는 검사와 판사들일까, 아니면 우리를 보호하지 못하는 법을 지목하며 새로운 법의 지평을 확장하고자 하는 이들인가. 


  2023년 1월 현재, 녹색당은 11일 1심 선고를, 청년기후긴급행동과 멸종반란은 17일과 18일 2심 2차 공판과 1심 최종 공판을 치른다. 재판이 끝난 이후에도 우리는 폭력에 저항하는 투쟁과 기후위기 시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법 질서에 대한 창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현재의 질서가 불완전하고 단편적임을 겸허히 인식하고, 공생과 연대의 법 질서를 함께 창조해낼 것이다. 우리 모두는 투쟁으로 삶을 쟁취할 권리를 가진 존재들이다. 


2023. 1. 11.

청년기후긴급행동


사진: 어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