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삼척블루파워 1호기 상업운전 성명: 삼척의 석탄발전소는 삼척만의 문제가 아니다 (2024. 5. 24.)

조회수 263


[삼척블루파워 1호기 상업운전 성명] 삼척의 석탄발전소는 삼척만의 문제가 아니다


삼척 시내에서 육안으로 보이는 옛 동양시멘트의 46광구 폐광산 터에 이제는 석탄화력발전소가 우뚝 솟아 있다. 2018년부터 시작된 삼척블루파워의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과정은 붕괴와 상실의 시간이었다. 석탄 운송 항만 공사가 진행 중인 맹방해변은 바다와 모래, 하늘 사이에서 얽힌 조개, 물살이를 비롯한 주민들의 삶과 함께 침식되고 있다. 2024년 5월 17일, 석탄화력발전소 삼척블루파워 1호기의 상업 운전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수도권으로 전기를 보낼 송전선이 부족해 기저발전 수준으로만 가동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삼척의 석탄발전소 문제는 삼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원회는 정부의 승인 하에 건설되고 있는 삼척블루파워 건설을 중단시키기 위해 시민사회와 연대하여 탈석탄법 제정을 촉구했다. 그러나 탈석탄법은 국회 관할 소위를 넘지 못한 채 계류되었다. 결국 삼척블루파워 1호기는 완공되었고, 상업 운전이 시작되었다. 석탄발전소 굴뚝에서 매년 내뿜게 될 1,300만 톤의 온실가스와 570톤의 미세먼지는 기후 재난으로 돌아와 삼척을 포함한 지구의 숨통을 짓누를 것이며,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온배수는 바다에 죽음을 낳을 것이다. 이 참담한 현실 앞에서 지구 공동체를 위한 국가는 없다. 오로지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도시 문명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착취를 정당화하고 피해를 외면하는 국가만 있을 뿐이다.


삼척블루파워에서 생산한 전기는 송전선을 타고 수도권으로 흐를 것이다. 대도시의 삶을 지탱하기 위해 온갖 오염과 위험을 외주화하는 에너지 식민주의 체제 속에서 동해안권에 쏠린 석탄화력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는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동해안과 수도권을 잇는 송전망의 수송 용량은 11GW인데 비해 삼척블루파워를 포함한 동해안권 발전소들의 발전 용량은 16.1GW이다. 지난 4월부터 강릉 에코파워, GS 동해전력, 삼척 남부발전 등 3곳의 발전소가 송전망 제약으로 가동을 중단했다. 포스코와 두산이 경제적 이익을 얻고자 뛰어든 삼척블루파워 건설 사업은 사실상 발전소 가동조차 불가능한 상황에 놓였다. 적자 위기에 놓인 삼척블루파워는 내년 2,800억 원 규모의 채권 만기를 앞두고 회사채 추가 발행 계획을 세우느라 분주하다.


정부와 한국전력은 동해안권에 늘어나는 발전소에 맞춰서 송전망을 2026년까지 늘리고자 하지만, 송전탑 건설로부터 삶의 터전을 지키고자 하는 주민들이 반대로 막아서고 있다. 동해•태백•삼척•정선 지역구 국회의원 이철규의 주도로 송배전 제약이 있는 발전소 인근 지역에 발전사가 사업장에 전기를 직접 판매할 수 있는 전기 사업법 일부 개정을 추진하였고, 올해 1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었다. 이어서 대통령 윤석열은 지난 3월 춘천에 방문하여 강원권 전체를 데이터 산업의 수도로 만들겠다는 발언을 하였고, 적자에 시달리는 발전사들은 지자체의 지원 속에서 전력 수요가 크며 IT 산업의 발전에 따라 늘어나고 있는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청년기후긴급행동은 기후위기 시대 나날이 극심해지는 불평등과 착취의 구조 앞에서 정의로운 전환을 비롯하여 대대적인 전력 수요 및 생산의 감축을 위한 국가 차원의 조치를 촉구하는 바이다. 우리는 삼척블루파워를 지켜보며 저항하는 이들, 저항할 새도 없이 삶의 기반을 잃어가는 이들과 함께하고자 한다. 어두운 모래로 뒤덮인 채 침식되고 있는 맹방해변을 애도한다. 우리는 삼척을 포함한 지구 생태계의 땅, 바다, 하늘,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모든 존재가 제 모습을 되찾고, 생기 넘치는 삶을 되찾기를 소망한다.


2024. 5. 24.

청년기후긴급행동-김공룡과 친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