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총을 내리고, 두 손 마주 잡고, 녹슨 절망을 거두어: 평화활동가 두부의 병역거부 선언에 화답하며 (2026.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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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을 내리고, 두 손 마주 잡고, 녹슨 절망을 거두어

- 평화활동가 두부의 병역거부 선언에 화답하며


2026년 2월 23일, 청년기후긴급행동은 입영을 대신해 병역거부를 선언한 동료 평화활동가 두부(김민형)에게 연대의 뜻을 밝힙니다. 두부는 한베평화재단, 전쟁없는세상, 서울인권영화제에서 활동하며 “전쟁과 학살을 가능하게 만드는 구조에 어떻게 저항할 것인가” 고민 끝에 “병역거부는 지금 여기에서 전쟁의 고리를 끊기 위한 가장 직접적인 실천”이라는 대답에 다다랐습니다. 두부는 군대에 더해 대체복무까지 거부하는 완전 병역거부를 선언했는데, 이는 현재의 대체복무 제도가 도입 취지와 다르게 군으로부터 독립되지 않고, 심사 과정에서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며, 세계에서 가장 긴 36개월 교정시설 합숙 복무 등의 징벌적 성격을 지니는 까닭입니다. 두부는 오늘의 병역거부 선언으로, 이후 처벌과 수감의 위험을 무릅쓴 채 얼마간 치러질지 모르는 형사재판의 길로 들어섭니다.

오늘날 세계는 전대미문의 기후·생태위기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도처에서 계속해서 전쟁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헤아릴 수 없는 생명들이 하릴없이 죽어가고, 집단학살(genocide)과 생태학살(ecocide)이라 불리는 형언할 수 없는 비극이 멈추지 않습니다. 기후위기는 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재생산하는 이 유해한 구조 속에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전쟁을 기념하며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진실규명을 외면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K-방산이라며 세계 각지의 분쟁 지역에 무기 장비를 수출하는 한국 사회의 구조 말입니다. 유해한 구조 속에 무해한 개인은 없다고 합니다. 누군가의 죽임에 연결된 이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 또한 그 책임에서 예외로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두부는 병역거부를 함으로써 이러한 “폭력과 증오의 고리를 끊어내”고자 합니다. 이 선언은 전쟁에 가담하는 유해한 구조와 작별을 고하고, 그 속의 개인을 성찰하며 평화의 길을 찾아 나서는 소중한 걸음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지구에서 살아가는 존재들과 공동의 해방을 모색합니다. 우리는 좋은 삶을 지속하고 재생산하기 위해 다양한 주체들과 함께 투쟁하고 연대합니다. 우리가 저항하고 해체하고자 하는 낡은 질서인 구 체제에는 분명하게 군사주의가 아로새겨져 있습니다. 병역거부는 이를 멈추는 실천이자 직접행동이고, 우리 공동체의 여러 멤버들도 함께 고민하고 또 준비하고 있습니다. 두부의 용기 어린 병역거부 선언에 청년기후긴급행동은 기꺼이 화답하겠습니다. 자 총을 내리고 두 손 마주 잡고 녹슨 절망을 거두어 마음껏 흘러갑시다.

2026. 2. 23.

청년기후긴급행동


참고

* 두부, 〈평화를 상상하고 평화를 선택합니다〉, 2026.

** 청년기후긴급행동, 〈청년기후긴급행동 강령〉, 2024.

*** 허수경,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2005.

**** 김민기, 〈철망 앞에서〉, 1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