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위산업의 날 폐지 기자회견 발언문
[방위산업이 기후위기에 미치는 영향] 방위산업의 날, 평화에 반하는 죄를 짓지 맙시다.
생명과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저는 청년기후긴급행동에서 활동하는 장윤석이라고 합니다. 오늘도 날씨가 정말 덥습니다. 날이 갈수록, 해가 지날수록 점점 우리가 사는 이 땅이 살기 어려운 땅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여름에도 야외에서 일을 해야만 하는 건설노동자 분들, 농민 분들께서는 이 말을 더욱 실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올해 초의 초대형 산불과 같은 자연재해가 더욱 빈번해지고, 불안정한 먹거리 수급 때문에 물가가 오르는 것을 보면서 저는 성큼 제 앞에 다가온 기후위기를 실감합니다.
저는 제가 살아갈 세상이 왜 이렇게 되었을까 고민하다 기후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기후운동을 하면서 다름 아닌 우리 스스로가 기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 땅의 정부와 기업들은 ‘팀코리아’를 꾸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제 3세계 국가에 기후위기의 주범인 석탄발전소를 수출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수도권의 산업 발전을 위해 비수도권 ‘지방’에 수많은 발전소와 송전탑을 짓고 있습니다. 한 쪽은 돈을 벌고 한 쪽은 생태가 파괴되는 피해를 떠안습니다. 다시 말하겠습니다. 한 쪽이 돈을 벌기 위해 다른 한 쪽의 피해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후위기와 전쟁 모두 이곳에서의 삶을 위해 다른 곳에서의 삶을 망가뜨리다는 점에서 같이 말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는 이 비극에 생태학살(에코사이드, ecocide)이라는 말을 붙여왔습니다. 산을 깎고 바다를 메워 발전소를 짓는 것도 생태학살이고, 심각한 기후위기도 생태학살이지만, 지금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에코사이드 사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의 카홉카 댐 파괴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침공입니다.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의 강과 바다가 오염되었고 농경지의 올리브 등 나무의 절반이 베어졌습니다. 피난민이 된 그들은 “얼마 전에는 가자 지구에서 마지막 대추야자가 사라졌습니다”고 목소리를 전합니다.
전쟁 범죄 다음으로 생태학살 범죄를 처벌하는 국제법을 제정하고자 노력한 법학자 고 폴리 히긴스. 히긴스는 “특정 영토에서 인간의 행위 또는 다른 원인에 의하여 생태계에 막대한 피해, 파괴 또는 훼손이 발생한 결과 해당 영토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평화로운 삶을 향유할 수 없는 상태”로 생태학살을 정의합니다. 작고하신 프란체스코 교황님은 이를 두고 “생태학살은 평화에 반하는 죄(Crime against peace)”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이 말들을 곱씹으며 기후위기와 전쟁이 그다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단지 군사 활동과 방위산업이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때문만이 아니라, 전쟁을 일으키는 매커니즘과 기후위기의 원인이 매우 닮아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우리가, 한국 기업과 정부들이 이 평화에 반하는 죄를 짓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한국은 무기를 수출하면서 다른 나라의 전쟁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한국은 약 80조 원 상당의 무기를 수출했습니다. 그 한국산 무기들은 세계 여러 곳의 권위주의 정권이 시민들을 탄압하는 데에 사용됩니다. 무엇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되었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을 학살하는 데에 쓰였습니다. 이렇게 한국 정부는 무기 수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민주주의 억압과 전쟁 범죄에 공모하고 있습니다. 방위산업의 날은 무기 수출을 많이 했다고 자랑하고 축하할 수 있는 날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 사회가 보이지 않는 곳의 누군가에 대한 학살과 폭력에 기여했음을 인정하고 그 책임을 고민해야 하는 날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는 방위산업의 날이 아니라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재명 정부는 방위산업을 든든한 먹거리이자 안보수단으로 여기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다른 누군가의 먹거리와 안보를 빼앗아야만 가능하다면, 저는 그 나라에 살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대가는 기후위기라는 전지구적 생존불가능성으로 우리에게 다시 돌아와 우리의 먹거리와 안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게 어떻게 먹거리와 안보를 위한 일이 될 수 있습니까? 입장을 바꿔, 불과 몇십 년 전 한국 전쟁이라는 비극이 빚어졌을 때, 이 땅의 비극을 팔아 장사를 한 전범 기업들과 국가들을 우리가 용서할 수는 있을까요. 그리고 지금 우리는 용서받을 수는 있을까요. 동료 나라들에 부끄럽지 않은 나라에 살고 싶습니다. 새 정부가 면목없는 정부가 되지 않았으면 싶습니다.
날씨가 너무 덥다면, 무언가 이상하리만치 너무 덥다면 그것은 우리가 기후위기라는 전쟁에 가담하고 있는 까닭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전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안보라는 구실로 무기 수출이라는 돈벌이를 부끄럼 없이 잘한다 잘한다 하거나 방조하는 우리가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평화에 반하는 전쟁에 가담하지 맙시다. 75년 전 이 땅의 비극을 여기서든 저기서든 되풀이하지 맙시다. 조상에게도 후손에게도 부끄럽지 않게 살아갑시다.
2025.7.8.
청년기후긴급행동 장윤석 (작성: 정이어린, 장윤석)
방위산업의 날 폐지 기자회견 발언문
[방위산업이 기후위기에 미치는 영향] 방위산업의 날, 평화에 반하는 죄를 짓지 맙시다.
생명과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저는 청년기후긴급행동에서 활동하는 장윤석이라고 합니다. 오늘도 날씨가 정말 덥습니다. 날이 갈수록, 해가 지날수록 점점 우리가 사는 이 땅이 살기 어려운 땅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여름에도 야외에서 일을 해야만 하는 건설노동자 분들, 농민 분들께서는 이 말을 더욱 실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올해 초의 초대형 산불과 같은 자연재해가 더욱 빈번해지고, 불안정한 먹거리 수급 때문에 물가가 오르는 것을 보면서 저는 성큼 제 앞에 다가온 기후위기를 실감합니다.
저는 제가 살아갈 세상이 왜 이렇게 되었을까 고민하다 기후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기후운동을 하면서 다름 아닌 우리 스스로가 기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 땅의 정부와 기업들은 ‘팀코리아’를 꾸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제 3세계 국가에 기후위기의 주범인 석탄발전소를 수출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수도권의 산업 발전을 위해 비수도권 ‘지방’에 수많은 발전소와 송전탑을 짓고 있습니다. 한 쪽은 돈을 벌고 한 쪽은 생태가 파괴되는 피해를 떠안습니다. 다시 말하겠습니다. 한 쪽이 돈을 벌기 위해 다른 한 쪽의 피해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후위기와 전쟁 모두 이곳에서의 삶을 위해 다른 곳에서의 삶을 망가뜨리다는 점에서 같이 말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는 이 비극에 생태학살(에코사이드, ecocide)이라는 말을 붙여왔습니다. 산을 깎고 바다를 메워 발전소를 짓는 것도 생태학살이고, 심각한 기후위기도 생태학살이지만, 지금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에코사이드 사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의 카홉카 댐 파괴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침공입니다.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의 강과 바다가 오염되었고 농경지의 올리브 등 나무의 절반이 베어졌습니다. 피난민이 된 그들은 “얼마 전에는 가자 지구에서 마지막 대추야자가 사라졌습니다”고 목소리를 전합니다.
전쟁 범죄 다음으로 생태학살 범죄를 처벌하는 국제법을 제정하고자 노력한 법학자 고 폴리 히긴스. 히긴스는 “특정 영토에서 인간의 행위 또는 다른 원인에 의하여 생태계에 막대한 피해, 파괴 또는 훼손이 발생한 결과 해당 영토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평화로운 삶을 향유할 수 없는 상태”로 생태학살을 정의합니다. 작고하신 프란체스코 교황님은 이를 두고 “생태학살은 평화에 반하는 죄(Crime against peace)”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이 말들을 곱씹으며 기후위기와 전쟁이 그다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단지 군사 활동과 방위산업이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때문만이 아니라, 전쟁을 일으키는 매커니즘과 기후위기의 원인이 매우 닮아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우리가, 한국 기업과 정부들이 이 평화에 반하는 죄를 짓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한국은 무기를 수출하면서 다른 나라의 전쟁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한국은 약 80조 원 상당의 무기를 수출했습니다. 그 한국산 무기들은 세계 여러 곳의 권위주의 정권이 시민들을 탄압하는 데에 사용됩니다. 무엇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되었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을 학살하는 데에 쓰였습니다. 이렇게 한국 정부는 무기 수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민주주의 억압과 전쟁 범죄에 공모하고 있습니다. 방위산업의 날은 무기 수출을 많이 했다고 자랑하고 축하할 수 있는 날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 사회가 보이지 않는 곳의 누군가에 대한 학살과 폭력에 기여했음을 인정하고 그 책임을 고민해야 하는 날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는 방위산업의 날이 아니라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재명 정부는 방위산업을 든든한 먹거리이자 안보수단으로 여기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다른 누군가의 먹거리와 안보를 빼앗아야만 가능하다면, 저는 그 나라에 살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대가는 기후위기라는 전지구적 생존불가능성으로 우리에게 다시 돌아와 우리의 먹거리와 안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게 어떻게 먹거리와 안보를 위한 일이 될 수 있습니까? 입장을 바꿔, 불과 몇십 년 전 한국 전쟁이라는 비극이 빚어졌을 때, 이 땅의 비극을 팔아 장사를 한 전범 기업들과 국가들을 우리가 용서할 수는 있을까요. 그리고 지금 우리는 용서받을 수는 있을까요. 동료 나라들에 부끄럽지 않은 나라에 살고 싶습니다. 새 정부가 면목없는 정부가 되지 않았으면 싶습니다.
날씨가 너무 덥다면, 무언가 이상하리만치 너무 덥다면 그것은 우리가 기후위기라는 전쟁에 가담하고 있는 까닭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전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안보라는 구실로 무기 수출이라는 돈벌이를 부끄럼 없이 잘한다 잘한다 하거나 방조하는 우리가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평화에 반하는 전쟁에 가담하지 맙시다. 75년 전 이 땅의 비극을 여기서든 저기서든 되풀이하지 맙시다. 조상에게도 후손에게도 부끄럽지 않게 살아갑시다.
2025.7.8.
청년기후긴급행동 장윤석 (작성: 정이어린, 장윤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