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후긴급행동 삼척블루파워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저지 성명>
안녕하세요, 우리는 기후위기 시대 더 나은 지구를 상상하고 실천하는 청년기후긴급행동입니다. 우리는 춤추듯 흐르는 바다에서 기쁨을 느낍니다. 동시에, 우리는 침식된 맹방해변의 모래톱에서 아픔을 느낍니다. 우리는 한재에서 바라본 해상 공사장에서 슬픔을 느낍니다.
2023년 7월 18일, 삼척블루파워 시운전을 위한 석탄 육상 운송이 시작되었습니다. 석탄을 실은 트럭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주거지와 학교 인근을 지나며 피해와 안전상의 위험을 발생시킬 우려가 크며, 지역 주민의 대다수가 반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강행되었습니다. 삼척블루파워는 이 땅에서 살아가는 많은 존재들의 삶과 터전을 앗아가고 있습니다. 삼척블루파워 해상공사가 시작된 뒤, 맹방해변은 공사장으로 변했고, 침식되어 사라지고 있습니다. 발전소가 본격적으로 가동된다면 지역의 사회생태적 피해는 더욱 심각해질 것입니다. 반면, 발전 사업자는 안정적인 수익을 제도적으로 보장받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생산된 전기는 송전탑을 따라 수도권으로 보내집니다. 지역의 희생을 통해 중심부와 자본은 이득을 얻는 구조입니다.
우리는 파도처럼 이 곳에 왔다 가지만, 땅은 그 자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삼척블루파워 부지는 동양시멘트가 지난 40년 간 석회석을 채굴했던 폐광산입니다. 동양시멘트는 산을 복구하는 대신 그곳에 발전소 건설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이후 2014년 포스코가 발전소 사업권을 사들였고 두산은 투자자와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석회석이 풍부하게 매장된 삼척에서는 시멘트 산업이 발달했습니다. 삼척 시멘트 산업의 시작은 일제의 조선 수탈을 위해서였습니다. 1940년대 초 삼척의 첫 시멘트 공장이 건립되었고, 일제 패망 이후 동양그룹이 적산을 불하받아 동양시멘트가 되었습니다. 시멘트 산업은 한국 정부 주도의 적극적인 육성을 통해 크게 성장했고, 이는 급속한 경제성장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채굴부터 생산까지의 전 과정에서 발생한 유해물질은 이 땅과 이곳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의 삶에 파고들었습니다.
이것이 삼척에서 이어져 온 식민화의 역사입니다. 통째로 깎여나간 산봉우리 위에 세워지는 삼척블루파워는 이 땅에서 이어져 온 식민주의의 과거와 현재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식민지 수탈과 국가 경제발전을 위해 시멘트 산업이 육성되었고, 수도권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석탄화력발전소가 건설되었습니다. 이 땅에 살아가는 존재들의 삶의 터전과 생명을 죽이고 파괴하면서, 국가와 자본은 이윤을 얻었습니다. 식민지 수탈로 시작된 이 땅의 아픔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1945년 일본제국이 미국의 패권에 항복한 후, '이 땅과 민중의 해방'이라는 미완 과제가 오늘날까지 풀리지 않은 채 우리 앞에 놓여있음을 드러냅니다.
청년기후긴급행동은 2021년 베트남 붕앙-2 석탄발전소 수출에 반대하며 건설사 두산의 론사인에 녹색 스프레이를 뿌리며, 생태학살을 수출하는 기업에 불복종 직접행동으로 저항했습니다. 2023년 4월 광주에서 열린 세대간 기후범죄 재판소(CICC)에서는 삼척블루파워와 붕앙-2 석탄발전소를 수출하고 건설하는 기업 두산과 포스코, 그리고 대한민국 정부가 기후범죄와 생태학살의 가해자임을 증언했습니다. 지난 5월 청년기후긴급행동은 두산의 1840만 원 손해배상 청구 항소를 규탄하는 성명을 통해 ‘지구 공동체를 파괴하고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기업의 영리 행위를 정당화하는 기업주도 경제 질서, 그리고 이를 옹호하는 법 질서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오늘, 청년기후긴급행동은 다시 한 번 불복종 직접행동에 나섰습니다. 기후위기와 생태학살로 스러진 존재들을 기억하고 애도하기 위함입니다. 더 많은 죽음을 막고 그들과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함입니다. 자본주의와 성장주의, 식민주의로부터의 해방을 위함입니다. 삼척블루파워 건설 중단은 이 땅에서 자본의 논리로 정당화되어 온 착취와 억압의 고리를 끊어내는 일입니다. 나아가 이를 방조하며 지구 생태계를 파괴하는 기존의 법질서를 넘어, 지구 생태계의 질서와 안녕, 공존과 회복을 위한 새로운 법질서와 체제를 만들어내기 위한 변혁적 정의를 향해 전진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삶에서 경험한 폭력과 억압, 슬픔과 절망을 외면하지 않고, 한발 물러나 서 있었던 ‘안전한’ 자리에서 벗어나, 함께 벽을 허물고 선을 넘어 세상과 불화하는 우리의 존재를 몸으로, 삶으로 드러내고자 합니다. 저항의 주체이자 변혁의 주체로서 우리 자신과 지구의 해방을 위해 투쟁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무너져 가는 이 땅, 이 현장 위에 발 딛고 서서 우리와 함께하는 이들과 연대하며 끝까지 맞서 싸울 것입니다.
“모든 생물, 짐승과 나무, 인간은 똑같이 숨을 쉰다. 이 땅 위에 살아가는 우리에게 공기는 소중하다. 그런데, 그들은 매일 숨 쉬는 공기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그들은 마치 죽은 사람처럼 악취에 무감각하다.”
- 아메리카 원주민 수쿠아미쉬 족 시애틀 추장(1786~1866)
2023. 9. 12.
청년기후긴급행동
<청년기후긴급행동 삼척블루파워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저지 성명>
안녕하세요, 우리는 기후위기 시대 더 나은 지구를 상상하고 실천하는 청년기후긴급행동입니다. 우리는 춤추듯 흐르는 바다에서 기쁨을 느낍니다. 동시에, 우리는 침식된 맹방해변의 모래톱에서 아픔을 느낍니다. 우리는 한재에서 바라본 해상 공사장에서 슬픔을 느낍니다.
2023년 7월 18일, 삼척블루파워 시운전을 위한 석탄 육상 운송이 시작되었습니다. 석탄을 실은 트럭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주거지와 학교 인근을 지나며 피해와 안전상의 위험을 발생시킬 우려가 크며, 지역 주민의 대다수가 반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강행되었습니다. 삼척블루파워는 이 땅에서 살아가는 많은 존재들의 삶과 터전을 앗아가고 있습니다. 삼척블루파워 해상공사가 시작된 뒤, 맹방해변은 공사장으로 변했고, 침식되어 사라지고 있습니다. 발전소가 본격적으로 가동된다면 지역의 사회생태적 피해는 더욱 심각해질 것입니다. 반면, 발전 사업자는 안정적인 수익을 제도적으로 보장받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생산된 전기는 송전탑을 따라 수도권으로 보내집니다. 지역의 희생을 통해 중심부와 자본은 이득을 얻는 구조입니다.
우리는 파도처럼 이 곳에 왔다 가지만, 땅은 그 자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삼척블루파워 부지는 동양시멘트가 지난 40년 간 석회석을 채굴했던 폐광산입니다. 동양시멘트는 산을 복구하는 대신 그곳에 발전소 건설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이후 2014년 포스코가 발전소 사업권을 사들였고 두산은 투자자와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석회석이 풍부하게 매장된 삼척에서는 시멘트 산업이 발달했습니다. 삼척 시멘트 산업의 시작은 일제의 조선 수탈을 위해서였습니다. 1940년대 초 삼척의 첫 시멘트 공장이 건립되었고, 일제 패망 이후 동양그룹이 적산을 불하받아 동양시멘트가 되었습니다. 시멘트 산업은 한국 정부 주도의 적극적인 육성을 통해 크게 성장했고, 이는 급속한 경제성장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채굴부터 생산까지의 전 과정에서 발생한 유해물질은 이 땅과 이곳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의 삶에 파고들었습니다.
이것이 삼척에서 이어져 온 식민화의 역사입니다. 통째로 깎여나간 산봉우리 위에 세워지는 삼척블루파워는 이 땅에서 이어져 온 식민주의의 과거와 현재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식민지 수탈과 국가 경제발전을 위해 시멘트 산업이 육성되었고, 수도권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석탄화력발전소가 건설되었습니다. 이 땅에 살아가는 존재들의 삶의 터전과 생명을 죽이고 파괴하면서, 국가와 자본은 이윤을 얻었습니다. 식민지 수탈로 시작된 이 땅의 아픔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1945년 일본제국이 미국의 패권에 항복한 후, '이 땅과 민중의 해방'이라는 미완 과제가 오늘날까지 풀리지 않은 채 우리 앞에 놓여있음을 드러냅니다.
청년기후긴급행동은 2021년 베트남 붕앙-2 석탄발전소 수출에 반대하며 건설사 두산의 론사인에 녹색 스프레이를 뿌리며, 생태학살을 수출하는 기업에 불복종 직접행동으로 저항했습니다. 2023년 4월 광주에서 열린 세대간 기후범죄 재판소(CICC)에서는 삼척블루파워와 붕앙-2 석탄발전소를 수출하고 건설하는 기업 두산과 포스코, 그리고 대한민국 정부가 기후범죄와 생태학살의 가해자임을 증언했습니다. 지난 5월 청년기후긴급행동은 두산의 1840만 원 손해배상 청구 항소를 규탄하는 성명을 통해 ‘지구 공동체를 파괴하고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기업의 영리 행위를 정당화하는 기업주도 경제 질서, 그리고 이를 옹호하는 법 질서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오늘, 청년기후긴급행동은 다시 한 번 불복종 직접행동에 나섰습니다. 기후위기와 생태학살로 스러진 존재들을 기억하고 애도하기 위함입니다. 더 많은 죽음을 막고 그들과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함입니다. 자본주의와 성장주의, 식민주의로부터의 해방을 위함입니다. 삼척블루파워 건설 중단은 이 땅에서 자본의 논리로 정당화되어 온 착취와 억압의 고리를 끊어내는 일입니다. 나아가 이를 방조하며 지구 생태계를 파괴하는 기존의 법질서를 넘어, 지구 생태계의 질서와 안녕, 공존과 회복을 위한 새로운 법질서와 체제를 만들어내기 위한 변혁적 정의를 향해 전진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삶에서 경험한 폭력과 억압, 슬픔과 절망을 외면하지 않고, 한발 물러나 서 있었던 ‘안전한’ 자리에서 벗어나, 함께 벽을 허물고 선을 넘어 세상과 불화하는 우리의 존재를 몸으로, 삶으로 드러내고자 합니다. 저항의 주체이자 변혁의 주체로서 우리 자신과 지구의 해방을 위해 투쟁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무너져 가는 이 땅, 이 현장 위에 발 딛고 서서 우리와 함께하는 이들과 연대하며 끝까지 맞서 싸울 것입니다.
2023. 9. 12.
청년기후긴급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