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청년기후긴급행동 붕앙-2 석탄발전소 수출 반대 기후불복종 재판 종결 성명 & 판결문 전문 (2025.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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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기후긴급행동 붕앙-2 석탄발전소 수출 반대 기후불복종 재판 종결 성명>


청년기후긴급행동은 2021년 2월 18일 붕앙-2 석탄화력발전소 수출에 반대하며 분당두산타워 조형물에 녹색 스프레이를 칠하는 직접행동 이후 4년 여간 이어진 기후불복종 재판 투쟁의 결말을 맺고자 합니다. 2025년 4월 7일 수원지방법원은 지난 해 5월 30일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에 따라 공소사실(재물손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중 재물손괴의 점을 무죄로 인정하여 원심판결(벌금 총 500만 원)을 파기하고, 벌금 총 250만 원과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습니다. 긴 여정 가운데 지치지 않고 묵묵히 걸음을 내딛을 수 있도록 연대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청년기후긴급행동은 보기 드문 벌금형 집행유예와 감형이라는 성과 뿐만 아니라 법정에서 벌인 치열한 상호작용의 결과로서 환송심 판결을 존중하며 수용하고자 합니다. 총 15번 이상 열린 재판을 통해 우리는 약식명령에 불복하고, 변론하고, 진술하고, 증언하고, 판결문을 받아보고, 분석하고, 또 다시 변론을 준비하고, 주변 사람들과 언론에 알리고, 질문하고, 설득하면서 우리 행동의 의미를 복기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법이란 법률가만 다룰 수 있다거나 생명력을 잃은 원칙 체계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서로를 향한 의무를 나타내는 사회적 표현으로서의 법‘을 상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➊ ”다만 피고인들이 이 사건 각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에 다소 참작할 만한 측면도 있다.“: 환송심 판결문에서 재판부는 1심과 동일하게 “피고인들이 공익적 동기 및 목적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그 활동은 어디까지나 법질서의 테두리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피고인들이 사전 계획 하에 실행한 범행은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며, 반성하거나 죄책감을 느끼지도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라고 명시하였습니다. 그러나, 뒤이어 ”다만 피고인들이 이 사건 각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에 다소 참작할 만한 측면도 있다.“ 라는 문장이 새로 추가되었습니다.


➋ “피고인들은 기후위기를 알리는 표현의 수단으로 이 사건 조형물에 수성 스프레이를 분사한 직후 바로 세척하는 행위를 하였다. 여기에 형법상 재물손괴죄를 쉽게 인정한다면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게 될 위험이 있으므로 재물손괴죄를 쉽게 인정할 것이 아니다.“: 청년기후긴급행동은 본 재판을 ‘기후불복종 재판‘이라고 명명해왔습니다. 기후위기에 가담하는 정부의 정책과 법률을 적극적으로 거부하고 위반하는 불복종 행동으로부터 시작된 재판이기 때문입니다. 환송심 판결문에서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기후위기를 알리는 표현의 수단으로 이 사건 조형물에 수성 스프레이를 분사한 직후 바로 세척하는 행위를 하였다. 여기에 형법상 재물손괴죄를 쉽게 인정한다면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게 될 위험이 있으므로 재물손괴죄를 쉽게 인정할 것이 아니다.” 라고 명시하였습니다.


2023년 7월 대법원에 제출된 박태현 지구법학자의 의견서에 따르면, 안정적인 기후는 인간을 비롯해 지구상의 다양한 생명들을 유지하고 부양하는 핵심 조건입니다. 그리고 두산중공업의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및 운영 행위는 지구공동체의 안녕을 해하고, 특히 해안도서국이나 저지대 국가 등 취약한 인구 집단을 희생시키면서 이윤을 추구하는 행위입니다. 그는 “두산중공업의 행위는 정부로부터 금지 또는 제한되어야 마땅하지만, 실제 정부는 금융 보증을 지원하는 등 이를 장려해왔다. 피고인들의 행위는 지구공동체를 위협하면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과 기후 보호 조치에 미온적인 정부에 대한 행위로서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 저항권의 행사로 볼 수 있다.” 라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기후시스템 붕괴에 기여할 것이 확실한 행위를 멈추라는 피고인들의 행동은 자신의 자유와 장래 발전과 공동선을 보전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이뤄진 저항적 의사표현 행위라는 것입니다.


청년기후긴급행동은 “기후 문제는 지구공동체의 한 구성 종(種)으로서의 인류 존속의 문제로 접근해야 하며, 기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인간의 행위는 그것이 현행법에 따라 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것인지와 상관없이 금지 또는 제한되어야 한다”는 본 의견서의 맥락과 궤를 같이 합니다. 본 의견서 뿐만 아니라, 시종일관된 변호인단의 변론과 피고인들의 진술을 거쳐 법원 판결이 뒤집히고 끝끝내 직접행동이라는 표현의 자유가 인정된 것은 청년기후긴급행동의 붕앙-2 기후불복종 재판이 일군 값진 결실입니다.


이 재판의 여정은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함께 써내려 간 이야기입니다. 그 동안 깊은 지지와 함께 가장 가까이 곁을 지켜주신 변호인단 분들, 재판 현장 방청과 더불어 탄원서 및 공개 서한 연명으로 힘을 보태주신 분들, 직접행동 당일 조형물의 스프레이를 지우던 활동가들이 경찰서로 연행되는 바람에 뒤이어 세척해주셨던 분당두산타워 청소 노동자 분들, 형사재판 외에도 1840만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벌인 끝에 패소한 두산 법무팀, 단체 초창기에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해 치열히 집중하며 기후운동의 불을 지핀 청년기후긴급행동 붕앙팀 멤버들, 언제 어떻게 끝날지 모르는 이어달리기의 바톤을 넘겨주고 또 넘겨받은 이전/현재의 청년기후긴급행동 멤버들 모두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분당두산타워 직접행동을 계기로 피고인으로서 법정에 서는 무대는 막을 내리지만, 베트남 붕앙-2 석탄화력발전소는 올해 중 완공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국내 마지막 석탄화력발전소가 지어진 삼척에서의 생태정치운동은 현재 진행 중입니다. 청년기후긴급행동은 불철주야 대도시를 밝히는 빌딩숲 속 기업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우리는 어떤 세상에 발 딛고 있는지, 우리가 누리는 이 모든 것들은 어디서 왔는지 끊임 없이 질문하고 응답하면서 활동을 이어나가겠습니다.


2025. 4. 12.

청년기후긴급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