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수원지방법원 환송심 청년기후긴급행동 청연 최후진술 (2025.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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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도현/이슬하


존경하는 판사님, 저는 수년간 기후 활동을 하면서 생각나는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2022년 있었던 신림동의 일가족 반지하 참사입니다. 참사 직후 장례식장에도 갔는데, 그날 본 영정사진들이 잊혀지지 않아요. 특히 돌아가신 분들 중 13살이었던 손녀의 얼굴 이목구비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언론에서 혼자 병원에 있어 살아남은 할머니한테 생전 마지막으로 보낸 문자도 계속 생각나요. "할미, 병원에서 산책이라도 하시면서 밥도 드시고 건강 챙기시구요! 기도도 많이 했으니까 걱정하지 마시고 편안하게 계셔요...!" 저는 신림동 참사는 물론 포항 주차장, 부산, 오송 지하차도 참사가 그냥 운이 나빠서 생긴 사고, 또는 천재지변이 아니라 사람이 만든 '인재'라고 생각합니다. 기후위기는 사람이 만든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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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우리가 대표적으로 말하는 '탄소' 배출은 기후위기의 원인이지만, 탄소는 사실 참 고마운 기체입니다. 온실가스가 없었다면 태양 빛에서 나오는 열이 지구를 온실처럼 따뜻하게 덥히는 일도 없었고, 지금 지구 온도는 영하 10도 이상 더 내려가 있을 것입니다. 당연히 인류가 진화해서 생존해 있을 수도 없었겠죠. 그렇지만 우리 인류 문명이 개발되면서 너무 많은 탄소가 배출해, 지금과 같은 기후위기가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직접행동을 했던 2021년은 기후위기가 전 국민적인 관심도 받지 못하고, 언론 기사에서 보도되지도 않던 시기였습니다. 지금처럼 모든 방송사 뉴스에서 기후 문제를 보도하고, 농민과 어민들, 산불 피해 주민들부터 밥상머리 물가에 걱정하는 시민들까지 모두가 기후위기를 체감하는 상황과 전혀 달랐습니다. 

그때 저는 대한민국이 주최하는 P4G 국제 정상회의 때,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회의장 앞에서 2주간 단식농성을 했습니다. 저희가 직접행동을 한 베트남에 수출하는 붕앙2 석탄화력발전소부터, 국내 마지막 석탄발전소인 삼척 석탄발전소까지 백지화하고 철회해야 한다는 요구였습니다. 그때 문재인 정부는 "더 늦기 전에, 지구를 위한 행동"을 말하며 노후 석탄발전소들을 끄겠다고 했지만, 새로 짓기로 한 신규 석탄발전소들은 그대로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외교부 영상에서는 수도꼭지 물 끄기, 해변 쓰레기 줍기 등을 이야기하면서 시민들의 <일상의 실천>을 강조했습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도 같은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73조 원을 들여서 추진한다고 했던 '그린뉴딜'로 줄어드는 탄소배출량은 신규 석탄발전소의 탄소배출량으로 쉽게 상쇄됩니다. 시민들의 실천과 노력이 전혀 무용하게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이것이 저희가 직접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입니다.


존경하는 판사님, 요즘 저는 제가 '보수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탄핵 반대 시위에 나갔다가 우연히 찬성하시는 분하고 이야기나눌 기회가 있어 선물받은 태극기를 오늘 가지고 나왔는데요. 보수의 핵심 가치는 공동체와 미래를 지키는 것, 그리고 안전과 회복이겠습니다. 또한 질서를 지키고 책임을 지는 것도 소중한데, 기후위기 대응만큼 시급하고 우리의 일상을 파괴하는 것도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최근 서부지법 사태 등 질서가 파괴되고 우려가 있는데, 저는 시민들에 대한 공격과 피해는 엄벌하되,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는 더 보호했을 때 우리가 더 건강하게 이야기나누고 서로를 지킬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2024년 5월의 감동적이었던 대법원 판결, 그리고 8월의 헌법재판소 판결이 이어지는 것을 보면서 저는 신문 인터뷰에서 "축구 스포츠에서 공을 이어받아 골을 넣는 것 같다, 사법부가 기후위기 대응에 어시스트를 하고 제일 앞서나가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부디 법원에서 공을 받아주시고,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화룡점정을 찍어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2025. 3. 13.

청년기후긴급행동 청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