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폭력 기구 '마중'

활동 임기를 마친 마중 구성원들을 소개합니다  🏆

김현지.지미

2023. 06. ~ 2024. 01.


사회학을 공부하며 함께 춤추기를 좋아합니다. 젠더∙퀴어∙장애∙동물∙장소∙공동체를 중심으로 삶을 바라봅니다. 어떤 순간에 튀어나와 공명하는 목소리들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잘 들여다보고 엮어내고 싶습니다.


마중의 역할은 최소한의 안전선을 만들고 책임지는 일입니다. 지난 반년은 그 안전선을 적절하게 설정하도록 고민하고 단체 내에 신뢰와 긴장을 만들며 젠더 평등을 위한 목소리들을 듣는 일들이 발맞춰 이뤄져야 함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관련한 논의나 움직임이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은 점에 아쉬움을 느끼며, 느슨한 공동체에서 안전을 담보하거나 그를 전제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고 또 타인의 이야기를 요청하는 일이 쉽지 않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마중 활동동안 저의 위치와 역할에 책임감을 가지고 임했습니다. 동료와 신뢰를 위해 애쓰며 함께 한발씩 내딛는, 감사한 경험을 했습니다. 제가 책임지려 한 많은 이야기 속에 제 이야기는 없음을 성찰하였고, 2024년부터는 활동을 쉬며 회고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류하은

2023. 06. ~ 2024. 01.


내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사회에서 불화하는 지점들을 드러내고, 또 질문하고 싶은 사람입니다.


젠더 불평등에 관심이 있었고, 긴급행동의 <성폭력 사건 이후, 공동체적 회복> 과정이 마음에 다가왔습니다. 제가 믿고 있는 사람들과 그 공간에서도 폭력은 일어났습니다. 마중 활동을 하며, 사건을 스스로가 어떻게 마주하고 또 우리는 무엇을 함께 해나갈 수 있을지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내가 맺고 있는 관계는 안전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은 스스로도, 다른 이들도 지킬 수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사건이 일어났을 때, 나보다 더 현명한 누군가가 해결해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내가 마주해야할 상황을 회피하는 것이자 관계에서의 거리둠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혼란스럽고 막막한 상황에서 애써 벗어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두렵고 불안하고 억압되는 지점을 함께 나누는 연습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나의 연약한 상처들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며, 또 다른 존재들의 아픔을 보듬어주고 싶습니다. 그렇게 함께 살아가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