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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후기[230925] 2023년 923 기후정의행진 후기

황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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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씨앗 호떡 구경하고 가세요. 씨앗 호떠.. 에베베"

"씨앗 폭탁. 아니 씨앗 퐁탁. 아니 아니 씨앗 도도도독.. 에라이"

"씨! 앗! 폭! 탄! 구경하고 가세요. 씨앗으로 만든 폭탄입니다. 여러분 집앞, 공터, 화단 어디든지 뿌릴 수 있습니다. 5000원 이상 후원하시면 드립니다!"

반복해서 외치기엔 쉽지 않은 발음이었지만, 우리의 귀여운 씨앗폭탄을 사람들에게 소개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씨앗폭탄이라는 평화의 무기를 소개할 기회가 오면 좋겠다. 

사무실 내 자리 뒷편 창가에 있는 빈 화분에 하나 심어 놓으려 했으나, 한 개 구매한 것을 다른 동지에게 선물해주고 말았다. 

나중에 호호님을 뵙게 된다면 씨앗폭탄을 받을 수 있을지 혹은 또 다시 우리끼리 씨앗폭탄을 만드는 자리를 마련하면 어떨지를 제안해보고자 한다.


#2

2019년에는 기독교 동아리 선배와 함께 왔고, 2022년에는 청년기후긴급행동 멤버들과 함께 왔다. 

그리고 올해 923 기후정의행진은 청년기후긴급행동 멤버들'과 함께 왔다.

기후정의행진때마다 나와 함께 하던 사람은 매번 조금씩 달랐다. 

2019년에 나와 함께 하던 사람은 2022년에 함께 하지 못했고, 2022년에 함께 하던 사람은 2023년에 다른 단체와 함께하거나 아예 등장하지 않았다.

사라진 그는 분명 어디선가 기후운동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하다못해 골방에서 기후정의를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믿는다.

2019년에 참여한 내가 어떻게든 2022년에 참여했듯이, 2022년에 참여한 여러분이 2023년에 청년기후긴급행동과 함께 했다.

이 연대와 함성과 웃음이 어디론가 날아가지 않고 오래 마주했으면 좋겠다.

나는 여전히 유치하다.

청년기후긴급행동 멤버들이 어디론가 날아가지 않고 오래 내 옆에 있어줬으면 좋겠다.

새로운 멤버는 새로운 대로 반갑게 맞이하되, 익숙한 얼굴이 계속 함께 했으면 좋겠다.


#3 수라갯벌

누군가의 모습을 보고 '외로워보인다', '슬퍼보인다'라고 말한다면 무례한 걸까?

그런데 기후행진때 참여한 존재들 중 일부는 혼자 싸우고 있는 것만 같아서 외로워 보였다.

특히 수라갯벌이 그래보였다.

수라갯벌을 지키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는데도, 수라갯벌이 외로워 보였다.

기후행진에 참여한 3만명이 새만금 사업을 향해 한번씩만 가래침을 뱉어줬으면 싶었다.

수라갯벌을 그렇게 위로해주고 싶었다.

지난 9월 16일, 군산으로 수라갯벌에 있는 진흙과 저어새를 구경하러 갔다.

그곳에 있는 모래들, 저어새, 싱거운 바닷물, 마른 조개들은 이번 기후행진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그들이 나보다 생존에 있어서 더욱 처절할 것이다. 

더 처절하게, 더 낮은 곳으로, 더 가난하게 투쟁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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