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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후기[230904] 포천 이주노동자 불법 숙소 답사

류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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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4일 이주노동자 불법 숙소 답사 공유

핀풀, 하은, 시봉, 은빈이 포천 이주 노동자 불법 숙소에 다녀왔습니다. 김달성 목사님과 찬드라님을 만나서 함께 차를 타고 불법 비닐 하우스 현장을 둘러보았고, 포천시에 고발할 비닐 하우스의 사진과 지번을 기록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비닐 하우스 숙소는 검정색 천이 둘러져 있고 밖에 빨랫줄, 가스통, 실외기 등이 있어서 그 안에 사람이 산다는 것을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폭염 때는 비닐 하우스 실내 온도가 45도가 넘는다고 합니다. 여름에는 아주 덥고, 겨울에는 실외 온도보다 훨씬 낮겠지요. 거기에서 아침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하루종일 일을 하는 것입니다. 쉬는 시간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데, 이것은 건강 기본권의 문제라고 하셨습니다. 많은 사업주와 정부는 이주 노동자를 사람으로 보지 않고, 그들의 권리 보다 이윤과 착취 극대화만 생각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하셨습니다. 

차를 타고 지나갈 때 비닐하우스에 많은 작물이 있었고, 간간이 일하고 있는 노동자분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인체에도, 땅에도 유해한 강한 농약을 뿌리고 계시는 노동자분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심란했습니다. 너무나도 많은 곳에서 외주화가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이곳에서도 ‘이주노동자’가, 사회적으로 더 약한 이들이 차별당하고 배제되고 있었습니다. 충격적이었던 사실은 생산되는 작물 중 하나가 동네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국내산 애호박이었던 것이었습니다. 비인간 동물들을 도살하는 것과 달리 애호박과 같은 여러 농산물은 피 한 방울 묻어있지 않았지만, 이 애호박이 밥상에 올라오기까지의 과정에서는 조용하고 거대한 억압적이고 폭력적인 시스템이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작물들이 평화롭게 어디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닌, 무더운 날씨에도 쉬는 시간도 없이 장시간 일해야 하는 이주 노동자들의 손을 거쳐서 온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도시로부터 벗어난 경기도 외곽에 겉으로 보면 한적한 시골 같지만, 그 안에는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감춰진 폭력이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김달성 목사님께서는 극한의 기후속에서 이주 노동자의 주거/노동과 기후위기는 연결이 될 수 밖에 없다고 했고, 외국인 노동자 고용허가제와 최근 정부의 개악에 대해서도 상세히 들려주셨습니다. 사업장 이동의 자유와 고용연장을 순전히 사업주의 손에 넣어주는 고용허가제 때문에 주종관계가 형성되고 강제노동에 가까운 수탈이 이뤄진다고 하셨습니다. 여성 이주노동자가 사업주 상대로 성폭력을 당한 일이 있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사업장 이동의 자유와 고용연장의 권한이 고용주에게 있게 된다면 수직적 관계에서 여러 부당한 일을 고발하는 것이 어려워질 것입니다. 여성의 경우 이와 같은 폭력에 더 취약할 것이고요. 이주노동자들이 정당하게 돈을 벌고, 한 사람으로서 삶을 살아갈 수 있기 위해서 함께 투쟁하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들의 억울함과 분노를 함께 외치고 싶습니다.


저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제국주의 시대의 식민지 문화와 시스템이 이곳에서도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차별받고 배제된 이들을 값싼 노동력에 착취하는 방식이 굉장히 닮아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개인의 이윤을 위해서 너무 많은 폭력과 아픔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는 기후위기의 최전선 당사자들입니다. 노동뿐만 아니라 주거권까지 침해받는다면, 어디에서 편히 숨 쉬고 몸을 누일 수 있을까요. 사람이 기본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데, 그곳에서도 삶이 위협받는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요.


김달성 목사님은 이주 노동자들도 자기 해방을 위해 주체적으로 연대하고 힘을 모아서 저항해야 하는데, 지금은 제도적으로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기에 본인은 마중물의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도 마중물 역할을 같이 해나가 봅시다!!


불법 숙소 고발 및 기자회견등 후속일정이 있으니 계속 관심갖고 함께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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