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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250927] 석탄발전소 지역에서 시작하는 탈석탄과 정의로운 전환: 발전노동자들과의 차담 인터뷰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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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규석: 저희는 한국플랜트서비스(이하 HPS) 소속이고요, 국가 위탁을 받아 발전소 설비, 기계, 전기, 정비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저는 하동 발전소에서 18년 째 근무 중입니다. ‘전기 만드는 일은 취직만 한다면 안정적인 평생 직장‘이라는 말이 있듯이, 저는 부모님께서 다니시던 삼천포 발전소에서 일하다가 하동으로 이직했습니다.

세일: 저는 고향이 삼척이고요. 현재 삼척블루파워 석탄발전소에서 2년 째 근무 중입니다. 그 전에는 거제 조선소에서 10년 넘게 근무했어요.


2. 국내 석탄발전소 조기 폐쇄에 대한 조합원들의 입장/반응은?

규석: 저희 조합원들 중에는 LNG 복합발전소 소속도 있고, 석탄발전소 소속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LNG 발전소에서 근무하는 조합원들은 탈석탄이나 정의로운 전환*에 대한 관심도가 낮습니다. 똑같은 노동조합에 있더라도 서로 처한 상황이나 입장의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하동 발전소는 2026년 폐쇄 예정인데 지금 당장 대책이 없고 갈 곳도 없잖아요. 조직적으로 정의로운 전환을 함께 요구하지만, 하동 발전소 노동자들은 더 절박하고 막막한 건 사실이죠. 문재인 정부 때 하동 발전소 폐쇄가 확정되었습니다. 그 후 고용 문제를 얘기하고, 집계하고, 현장 노동자들도 요구했는데 결과적으로 지금 아무런 대책이 없으니 조합원들은 지쳐갑니다. 간부들이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 모두 찾아갔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10년이 다 되어가는 상황인지라 사실상 자포자기의 심정입니다.

*: 기후변화 대응 등으로 인한 산업/구조 전환 시 발생하는 사회적·경제적 불평등과 피해를 최소화하고, 그 과정에서 소외되는 이 없이 모두를 포용하는 전환을 의미합니다. 기존 탄소집약적 산업에 종사하던 노동자, 지역사회 등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지원하여 전환을 촉진하는 정책 및 접근 방식을 의미합니다.


3. 2022년에 출범한 ‘탈석탄법 제정을 위한 시민사회 연대’는 <석탄발전 중단과 정의로운 전환에 관한 법률> 법안 통과를 목표로 활동 중. 탈석탄법 제정에 대한 의견은?

규석: 저희도 탈석탄법 소식을 듣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노동조합이 기후환경 단체들과 대립 관계였다가, 이제는 공존해서 가고 있어요. 앞으로도 서로 협력해야죠. 간부들에 비해 조합원들의 (탈석탄에 대한) 관심도가 낮은 건 사실입니다. 아무래도 현재 발전소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입장이니까요. 그래도 기후위기가 현실이 되었고, 정부에서도 입장을 밝혔으니 석탄발전소 조기 폐쇄는 시간 문제 아닙니까? 이제 대안을 찾아야 되는데, 노동자들도 고민하고 계획을 세워가야지요.


4. 2024년 발전HPS지부에서 열린 정의로운 전환 파업, 그 과정과 소감은?

규석: 파업을 앞두고 부담감이 컸어요. 노동조합에서 파업을 하기 위해서는 조합원들의 쟁의 찬반 투표를 거쳐 과반의 찬성을 얻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간부로서 부담이 막중했습니다. 투표 전날에는 잠도 못 잤습니다. 다행히 파업이 성사되었죠. 사전 조직 사업으로 시민단체와 교류하는 토론회 자리가 있었는데, 조합원들 반응이 아주 좋았습니다. 어디 나가면 말도 잘 안할 것 같은 조합원들이 말을 너무 잘하고, 활동가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고요. 파업 후에도 자리를 마련했어요. 한 번 만남을 갖고 나니까 연대하는 게 수월해졌어요. 과정은 힘들었지만 보람찼어요. 저희 조합은 전국 각지에 다 흩어져 있다 보니, 파업 집회에서 조합원 전체가 모이는 것도 좋았어요. 당진지회장은 조합원들에게 감사 편지도 받았다고 해요.

영구: 조합원들이 쟁의 투표를 하기 전 조직화가 관건입니다. 조직을 잘 해가지고 다 함께 가는 게 중요합니다.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하는데 나 혼자만 가고 있다면 그건 뭔가 잘못된 거지 않겠습니까? 조합원들 만나서 ‘같이 갈래?’ 하면서 내용을 설명하고, 밥 먹는 시간을 가지면서 공들여야 합니다. 한 사람씩 만나서 찬반 의사를 듣고 소통해야 하는 거죠. 실제로 그 과정에서 어느 조합원은 전 날에는 안 간다 하고, 다음 날에는 갈까 말까 하고, 결국엔 ‘같이 가자’ 하기도 했어요. 부담감도 불안감도 컸지만, 그만큼 품을 많이 들이고 소통에 힘쓰다 보니까 (정의로운 전환 파업 쟁의 투표) 결과도 잘 나왔습니다.


5. 현재 국내 4개(강원 강릉, 동해, 삼척 / 경남 고성)의 민간 석탄발전소 가동 중… 민간 석탄발전소의 조기 폐쇄 전망은?

세일: 에너지를 생산하는 일은 필연적으로 환경(공공의 영역)을 해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에너지 문제는 공공의 문제입니다. 민간 석탄발전소 문제는 이 질문에서 시작해야 돼요. “민간 기업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지으려는 석탄발전소를 정부는 왜 허가했는가?” 구조적으로는 기업과 정치권이 결탁해서 (지방 소도시에) 대규모 민간 석탄발전소를 세운 것부터가 문제입니다. 엄밀히 따지면 민간 석탄발전 사업 허가를 정부가 회수하는 게 맞죠.

규석: 민간 기업들의 석탄발전 사업을 정부가 허가해준 거잖아요. 그러면 국가 방침에 따라 조기 폐쇄할 때도 (발전소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책임을 져야죠.


6. 2개의 석탄발전소(한국남부발전의 삼척그린파워 & 포스코의 삼척블루파워)가 가동 중인 삼척에서 노동자들과 함께 생태사회적으로 필요한-좋은 일자리를 발굴하는 정의로운 전환 운동을 하고 싶습니다.

규석: 지역에서 노동조합과 시민사회 활동가들이 연대하려면 우선 정기적인 모임이 필요합니다. 일정 맞추는 게 쉽지 않을 거라 조합원 교육 시간을 활용하면 좋습니다. 처음에는 서로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어요. 그래도 (기후위기에 대한 석탄 발전의) 영향이나 일자리 전환 등 의견을 교환하면서 서로의 입장에 공감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합니다. 무엇을 매개로 공감대를 만들어 가면 좋을지는 삼척 분들이 상의해 보세요.

세일: 삼척블루파워는 올해 운영을 시작했다보니 발전소 폐쇄나 전환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현재 없습니다. 우리 조합원들은 정의로운 전환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사실 두려워하죠. 직장을 뺏긴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게 사실이니까요. 그리고 제가 궁금한 게 있는데요. 삼척에서도 기후/탈석탄 단체 분들이 오래 활동해오고 계신 걸로 아는데, 어떤 방향성과 목표를 갖고 계시는지 궁금했습니다. 발전소에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느끼기에는 피켓의 구호가 연대감보다는 반발감을 주고, 소통의 여지를 제한하는 메시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폐쇄 자체보다는 전환을 중심에 두고, 재생에너지 등 명확한 (다음 단계) 구호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앞으로 활동가들과 노동자들, 그리고 시 관계자도 참석해서 함께 심도 있게 소통하는 노정협의체 같은 걸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규석: 한 단계씩 함께 밟아가면서 나아가야 해요. 무언가를 만들어 갈 때에는 그게 참 중요합니다. 자주 소통하면서 계획을 세우고 공감대도 형성하면서 같이 가야 됩니다. 안 그러면 탈 나요.


7. 마지막으로 한 마디씩 부탁드립니다.

규석: 조합원들과 만나서 소통하실 때는 설명이 구체적이고 세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공감대 형성이 중요합니다. (최세일) 지회장님과 소통하면서 장기적으로 활동을 잘 풀어가셨으면 합니다.

영구: 무슨 일이든 대립하는 관계 안에서는 잘 되기가 어렵습니다. 기후 단체와 발전 노동자들 간의 격차를 최대한 좁혀서 함께 갈 수 있는 방법을 택해야 합니다.

세일: 삼척에서 잘 소통해나가면 좋겠습니다. 발전소 노동자들에게는 이 문제(탈석탄과 정의로운 전환)가 직장과 가족들의 생계가 걸린 문제라는 점을 공감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삼척블루파워에 다니는 사람들은 누군가의 자녀이고 부모이기도 합니다. 내가 다니는 직장이 폐쇄된다는 건, 내 가족들을 보살필 급여가 끊기는 문제입니다. 활동가 분들도 ‘발전소 폐쇄를 위해서는 준비와 대책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접근해 주시기 바랍니다.

+ 삼척블루파워 들어오고 지어진 항만에 가보셨어요? 거기에 ‘한재’ 라는 되게 예쁜 해변이 있었는데 지금은 사라졌어요. 넓은 백사장 모래도 항만 공사 이후로 유실됐어요. 어릴 때 놀던 추억이 있던 곳인데. 안타깝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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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담 인터뷰 동행 및 작성에 함께해 주신 객원활동가 김정은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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