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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후기[240608] 밀양에서 ‘지금-여기’를 생각하다

강은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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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집회 후기를 쓰며 사전 간담회도 함께 회고하고 싶었다. 긴급행동 멤버이자 녹색당원인 어린과 상현의 제안으로 청년기후긴급행동에서 녹색당 기후정의위원회와 함께 6.8 밀양 집회 사전 간담회를 개최할 수 있게 되었다. 윤정의 발제 덕분에 청년기후긴급행동에서 밀양 집회에 단순 연대 참석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현재 해나가고 있는 운동과 어떤 접점이 있는지 연결지어 고민해볼 수 있어서 좋은 기획이었다고 생각한다. (간담회 발제 자료 링크)


4d424f5c58c90.jpeg<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공공재생에너지 운동> 주제로 진행된 한재각님의 발제에서는 여러 에너지원들과 이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 그리고 에너지 공공성을 확보해야 하는 이유와 새로운 운동 전략의 필요성 등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볼 수 있었다. ’공공재생에너지‘란 대규모 공적 투자로 공적 기관에 의해 개발되고 소유 및 운영되는 재생에너지(특히 태양광, 풍력) 발전시설을 일컫는다고 설명하셨다. 그리고 ‘발전공기업이 소유/운영한다는 사실만으로 공공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라는 점도 강조하셨다. 에너지의 공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가(및 국가 산하 기관)의 공공성을 확보해가기 위한 정치적 구상들이 필수적으로 토론되고 운동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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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재생에너지 전략은 … 공공협력에 의한 재생에너지 개발이 국가 전체의 재생에너지 전력 생산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다만, 민간 기업/자본의 재생에너지 개발의 경우, 재생에너지의 이익을 독점하지 않도록 그 일부를 사회적으로 환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포함한다.” 는 부분도 흥미로웠다. 기후범죄의 처벌로서 “기후범죄에 연루된 법인의 법인격을 해체하거나 박탈하고, … 해당 법적 독립체의 자산은 사회의 자산이 되거나 자산이 위치한 장소에 속한 장소기반 공동체에 양도된다.“고 제시한 라다 드수자의 CICC 세대간 기후범죄법(제5조 ‘세대간 기후범죄에 대한 처벌’)도 생각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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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 발제 중인 윤정님 ! ❤️‍🔥 공개 일정을 통해 긴급행동의 활동과 고민을 공개적으로 풀어나가며 교류하는 자리가 더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 다양한 멤버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널리 전해진다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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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를 마치고 늦은 새벽까지 편의점 노상 뒤풀이를 했는데, 이번 계기로 어진님을 알게 되고 관계 맺을 수 있어 너무 즐거웠다. 별도 숙소를 예약하려고 하신 어진님에게 공가 숙소를 내어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소탈하고 유쾌하면서도 운동사회 내 문제의식에 있어서는 선명한 자기 의견을 갖고 계셔서, 진솔담백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앞으로도 김공룡의 친구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들었다. 언젠가 또 다른 기회에 긴급행동과 함께할 수 있지 않을까 막연히 기약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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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밀양 집회에서는 알찬 연대 발언들과 집회의 메시지를 선명하게 담아낸 영상들이 정말 정말 좋았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집회에 와서 깊이 마음에 새기게 된 어진님의 이야기가 있어 남겨본다.


“고통받는 사람을 당사자로 호명하면서 연대하는 운동은 우리 이미 한 번 잘 해봤다고 생각하거든요, 밀양에서. 지금 제가 해보고 싶은 건 책임 있는 사람들이 져야할 책임을 이야기하는 운동입니다. 어떤 때는 단호하고 어떨 때는 다정하게 펼치는 탈핵탈송전탑 운동을 해보고 싶어요. 그런데 지금 그래서 운동을 같이 만들어 갈 친구들이 누구냐? 하면 그게 밀양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아니에요. 그들은 마을에서 일상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정말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분들께 책임을 지우는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의 정의로운 에너지 체제를 만드는 운동이 뭘까 이게 계속 고민이에요.”


“집회에 오신 분들이 돌아갈 때 ’밀양 할머니 할아버지들 정말 고생 많으시다, 힘들겠다‘ 라고 생각하고 돌아가면 저는 참 반성해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가 옛날에 ’우리 모두가 밀양이다‘라고 자주 외쳤었잖아요. 그러면 나는 지금 어디에 있나, 어떤 운동을 하고 있나, 어떤 운동을 할까, 이런 고민들이 계속 이어지는 집회였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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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에서 만난 삼척 반투위 원기님, 태성님. 그리고 동해삼척기후위기비상행동 정숙님, 420 삼척 공동행동 집회에서 처음 뵙게 된 평창 송전탑 반대 주민 정순구님도 밀양에서 만났다. 정말 반가웠다. 삼척에 가게 된다면 꼭 평창에 들러 평창의 송전탑 반대 주민 분들(두 가구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다.)을 찾아뵙고 대화를 나누고 싶다. 이번 집회를 통해 밀양과 연결된 청년기후긴급행동이 앞으로 걸어 갈 걸음들이 있을 것이다. 밀양을 기억하며 지금-여기를 빚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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