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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기고[240526] 정의로운 전환 발전 노동자 행진에 연대하며

길핀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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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25년 태안에서 부터 시작해서, 2026년에는 하동과 삼천포, 보령 등 2036년까지 28기의 석탄발전소 폐쇄를 앞두고 있어요. 28기의 석탄발전소가 폐쇄되면 1만 4000여명의 노동자가 고용불안에 놓인다고 해요. 정부는 석탄발전소 폐쇄의 대안으로 LNG 발전소를 늘리고 일자리 전환을 하겠다고 하지만, LNG 발전소는 석탄발전소에 비해서 작업 공정이 반으로 줄어들어요. 누군가는 일자리를 잃는다는 것을 의미해요.


전환의 과정에서 해고를 당하는 것은 주로 정비 업무와 청소•미화를 맡는 비정규직-하청 노동자들이에요.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원청의 쪼개기 계약으로 최저 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으면서 100dB에 가까운 소음과 40~50도에 달하는 열기, 각종 화학 용품과 석탄가루, 석탄재, 분진 속에서 일을 한다고 해요. 착취적인 노동조건 속에서도 노동자들은 자신의 삶을 꾸리고, 모두에게 필요한 전기를 생산한다는 자부심 속에서 일해왔다고 해요. 그런 석탄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대안 없는 발전소 폐쇄는 생존과 존엄을 박탈하는 것이겠죠.


지난 2021년 10월에는 폐쇄를 앞둔 삼천포화력발전소에서 정비 업무를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이직을 위한 공부와 일을 병행하다가 세상을 떠난 일이 있었어요. 정부와 발전 공기업인 한국전력은 지금껏 저렴한 값의 전기 생산을 위해서 위험을 외주화해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을 책임지고 고용을 보장하는게 아니라, 개인이 각자 생존하라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며 노동자들을 불안과 죽음으로 몰아 넣고 있어요.

“석탄발전은 멈춰도, 우리의 삶은 멈출 수 없다!” 지난 3월 30일 충남 노동자 행진에서는 발전소 노동자들과 기후정의 활동가, 시민들이 함께 정의로운 전환을 외쳤어요. 발전소 노동자들은 정부가 마음대로 쓰고 버리는 시혜의 대상이 아니라, 기후위기를 만든 불평등한 구조와 화석연료 산업의 전환의 주체로 나서고 있어요. 정부와 발전 공기업이 고용보장 대책을 마련하며, 발전 공기업을 통합하여 발전소 연쇄 폐쇄에 대비하고, 민영화 되어 있는 재생에너지 시장에 공기업이 주도로 공공재생에너지를 확대하라는 목소리를 내며 투쟁을 이어가고 있어요.


지구 생태계를 파괴하는 착취적인 기반 위에 세워진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우리는 종종 그것과 불화하지만 먹고 살기 위해서는 자본주의적 생산 노동을 해야하는 순간이 온다고 생각해요. 저는 식품 유통업 알바를 하며 소를 착취하여 만들어져서 바다를 건너온 버터를 옮기던 순간에, 인테리어 공사 현장에서 나온 폐기물을 치우던 순간에 무기력함을 느끼곤 했어요. ‘자본을 소유하지 않고 국가로부터 배제된 존재들은 자본에 종속되지 않으며 생태적인 노동과 삶의 전환을 일궈낼 수 있을까?’ ‘화석연료에 기반한 사회 전 영역에서 국가와 자본이 더디겠지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약탈적으로 구조를 개편하고자 할텐데, 어떻게 그보다 먼저 아래로부터 국가와 자본을 통제하고 정의로운 전환을 이뤄낼 수 있을까?‘ 제가 긴급행동에서, 삼척에서 생태정치운동을 하며 마주하고 싶은 질문이에요.


오는 5월 28, 29일에는 부산에서 하동 석탄화력발전소 하청 업체인 HPS(한국플랜트산업)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주도로 정의로운 전환을 요구하며 파업 투쟁을 한다고 해요! 5월 29일 수요일에는 기후정의-시민사회와 함께하는 <정의로운 전환 발전 노동자 행진>이 열려요. 당면한 석탄발전소 폐쇄 앞에서 발전 노동자들이 파업을 통해 외치는 정의로운 전환에 대한 목소리는 지금의 사회 속에서 먹고 살기 위해 일하는 모든 존재들의 목소리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기후위기와 불평등한 구조로 무너지는 현장에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생태정치운동 씨앗에서는 5월 29일 정의로운 전환 발전 노동자 행진에 공동주최로 연대하며 현장에 함께하려고 해요! 함께하실 분은 핀풀에게 연락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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