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를 찌르는 냄새, 귀를 찢는 듯한 비명소리, 눈으로 선명하게 각인되는 살색의 움직임이 나의 몸을 파고들었다.
치열한 생존을 위한 움직임이 뒤엉키고 있었다. 부딪히고, 넘어지고, 짓밟고 짓밟혔다.
함께 뒤엉키기를 바라는 우리의 기도가 그 현장에 닿아 목격자가 되었다.
살이 맞닿아있으면 마찰이 생긴다. 우리와 트럭 속 저들의 움직임이 만들어낸 마찰이 브레이크가 되어 이 거대한 구조를 멈출 수 있을까?
우리를 쳐다보며 수군거리는 축산 관계자들과, 지나가던 행인들의 놀란 표정, 사연을 들은 사람들의 냉소적인 웃음.
이것들은 우리가 아니라 저 쪽 도살장을 향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비정상적인 것은 오히려 저 쪽이 아닌가?
삶을 지켜내기 위한 뜨거운 마음이 돈을 지켜내기 위한 차가운 마음과 너무나도 반대에 있었다.
이 뜨거운 마음을 어떻게 더 키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오히려 차가운 마음들이 시리도록 차가워서 불씨가 사그라든 것만 같았다.
하늘끝까지 가늠이 안 되게 높은 얼음벽이 쳐져 있는 것만 같았다.
무기력감이 몰려와서 '나는 더 이상 못하겠어..'라는 말이 새어나올 것 같았다.
약해질 것 같은 나를 마주하기가 두려웠다. 오히려 이 곳에 오지 않는게 나았을까?
그 순간 내 옆엔 나처럼 약한 존재가 눈물 흘리고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못 하는 내 옆에서 절을 하고 있었다.
꽁꽁 언 손가락으로 시멘트 기둥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들의 뜨거운 마음에 함께 불 붙고 싶었다.
ㅡㅡㅡㅡ
글을 쓰며 나는 나의 약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에 두려움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부장적 사회가 만든 나는 두렵고, 모호하고, 혼란스러운 미완성의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되었다. 완벽주의적 성격이 나의 강점이라고 생각했고, 면접 때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곤 했는데, 사실 내 안의 어린 아이같은 모습이 매순간 드러날까봐 황급히 천으로 덮어놓고 경계하고 있었다. 눈치를 보고, 말을 아끼고, 혼자이고 싶은 내 모습은 손가락질 받을까 두려워하는 어린 아이의 나였다. 어린 아이의 나에겐 모르는 것들로 가득한 세상이 두려움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빠르고 거대하고 시끄러운 사람들이 두려워 자꾸만 숨으려고 했다.
비질을 갔을 때 느꼈던 감정이 이와 비슷한 것 같았다. 동물들을 구하고 싶은 작지만 뜨거운 마음이 차가운 도살장 사람들의 거대한 마음에 잡아먹힐 것만 같았다.
하지만 옆에 서있는 동료들 또한 얼마나 두려울까, 이 상황이 익숙해 보이는 새벽이생추어리 활동가들도 처음에는 얼마나 두려웠을까, 눈빛으로 알 수 있었다. 그들이 있어서 비질에 갈 수 있었고, 무너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것 같다.
코를 찌르는 냄새, 귀를 찢는 듯한 비명소리, 눈으로 선명하게 각인되는 살색의 움직임이 나의 몸을 파고들었다.
치열한 생존을 위한 움직임이 뒤엉키고 있었다. 부딪히고, 넘어지고, 짓밟고 짓밟혔다.
함께 뒤엉키기를 바라는 우리의 기도가 그 현장에 닿아 목격자가 되었다.
살이 맞닿아있으면 마찰이 생긴다. 우리와 트럭 속 저들의 움직임이 만들어낸 마찰이 브레이크가 되어 이 거대한 구조를 멈출 수 있을까?
우리를 쳐다보며 수군거리는 축산 관계자들과, 지나가던 행인들의 놀란 표정, 사연을 들은 사람들의 냉소적인 웃음.
이것들은 우리가 아니라 저 쪽 도살장을 향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비정상적인 것은 오히려 저 쪽이 아닌가?
삶을 지켜내기 위한 뜨거운 마음이 돈을 지켜내기 위한 차가운 마음과 너무나도 반대에 있었다.
이 뜨거운 마음을 어떻게 더 키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오히려 차가운 마음들이 시리도록 차가워서 불씨가 사그라든 것만 같았다.
하늘끝까지 가늠이 안 되게 높은 얼음벽이 쳐져 있는 것만 같았다.
무기력감이 몰려와서 '나는 더 이상 못하겠어..'라는 말이 새어나올 것 같았다.
약해질 것 같은 나를 마주하기가 두려웠다. 오히려 이 곳에 오지 않는게 나았을까?
그 순간 내 옆엔 나처럼 약한 존재가 눈물 흘리고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못 하는 내 옆에서 절을 하고 있었다.
꽁꽁 언 손가락으로 시멘트 기둥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들의 뜨거운 마음에 함께 불 붙고 싶었다.
ㅡㅡㅡㅡ
글을 쓰며 나는 나의 약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에 두려움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부장적 사회가 만든 나는 두렵고, 모호하고, 혼란스러운 미완성의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되었다. 완벽주의적 성격이 나의 강점이라고 생각했고, 면접 때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곤 했는데, 사실 내 안의 어린 아이같은 모습이 매순간 드러날까봐 황급히 천으로 덮어놓고 경계하고 있었다. 눈치를 보고, 말을 아끼고, 혼자이고 싶은 내 모습은 손가락질 받을까 두려워하는 어린 아이의 나였다. 어린 아이의 나에겐 모르는 것들로 가득한 세상이 두려움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빠르고 거대하고 시끄러운 사람들이 두려워 자꾸만 숨으려고 했다.
비질을 갔을 때 느꼈던 감정이 이와 비슷한 것 같았다. 동물들을 구하고 싶은 작지만 뜨거운 마음이 차가운 도살장 사람들의 거대한 마음에 잡아먹힐 것만 같았다.
하지만 옆에 서있는 동료들 또한 얼마나 두려울까, 이 상황이 익숙해 보이는 새벽이생추어리 활동가들도 처음에는 얼마나 두려웠을까, 눈빛으로 알 수 있었다. 그들이 있어서 비질에 갈 수 있었고, 무너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