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내 성폭력 사건 및 오지혁 공동대표∙운영위원 해임에 대하여

2023-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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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내 성폭력 사건 및 

오지혁 공동대표∙운영위원 해임에 대하여



  청년기후긴급행동의 활동을 믿고 응원해주신 모든 동료 시민분들께 무거운 마음으로 소식을 알립니다. 2023년 1월 20일, 청년기후긴급행동 오지혁 전 대표의 성폭력 사건이 접수되었습니다. 운영위원회는 성폭력 사건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운영위원회∙살림단 3인(나경, 현지, 주석)으로 구성했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공간 분리를 시행했으며, 해당 사건을 비공개로 조사했습니다. 대책위는 2023년 1월 21일부터 수차례의 피해자, 가해자, 참고인 면담을 진행했습니다. 운영위원회 사건조사 보고 절차를 거쳐, 2023년 2월 18일 활동 회원만 참석한 정기총회에서 대책위 활동 및 조사결과를 보고했습니다. 이에 따라 2023년 2월 24일, 단체 SNS를 통해 오지혁 전 대표의 해임을 알렸습니다. 후원회원에게는 2023년 4월 21일, 정기총회 결과를 알렸습니다. 

  성폭력 사건을 직면한 이후 청년기후긴급행동은 이전과 같을 수 없습니다. 모든 구성원은 이번 사건으로 인한 폭력과 피해, 그리고 단체가 모색하고 있는 회복적 과정을 없는 일처럼 숨긴 채 활동할 수 없습니다. 이번 공론화는 우리 단체가 사건에 대해 조직적 책임을 지는 일이며, 이전과 다른 공동체가 되겠다는 약속입니다. 대책위는 피해자 및 가해자와의 지속적인 소통, 구성원의 단체 내 숙의를 거쳐 사건 및 해임 경위를 공개적으로 알립니다. 


1. 사건 조사 경위

  해당 사건은 단체 내 가해자와 피해자가 존재하는 성폭력 사건입니다. 오지혁 전 대표는 2022년, 활동멤버들과 함께 있는 숙소에서 강은빈 대표가 잠든 사이, 동의 없는 신체 접촉을 여러 차례 행했습니다. 강은빈 대표가 자리를 비운 사이 소지품과 개인정보를 여러 차례 열람했습니다. 강은빈 대표의 동의 없이 숙소에 찾아와 대화를 요구했습니다. 의사에 반하는 표현을 지속하고 접근을 시도했습니다. 이러한 사실들은 젠더 위계에 의한 젠더 기반 폭력 또는 성폭력에 해당합니다.

  오지혁 전 대표는 가해 사실을 자백하고, 면담 과정에서 추가로 확인된 성적 위계와 자기결정권 침해를 모두 인정했습니다. 반성과 사죄의 뜻을 전하며, 2023년 2월 16일 피해자와 운영위원회∙살림단에게, 2023년 3월 24일 단체 활동멤버에게 사과문을 전달했습니다.


2. 단체가 사건을 마주하는 과정

  가해자가 저지른 폭력은 젠더 정의 실현에 반하는 행위로, 단체 목적을 크게 훼손합니다. 청년기후긴급행동은 성적 위계로 인해 발생한 조직 내 폭력이 오랜 시간 방치되었으며, 사건 당사자가 공동대표직을 수행한 구성원이라는 사실에 더욱 엄중히 사건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우리 단체는 반성폭력 문화 형성이 미흡했으며, 성폭력과 젠더 위계를 방치해왔고, 이번 사건과 같은 상황을 문제제기하고 대응할 감수성과 역량이 부재한 곳이었음을 자각했습니다.

  청년기후긴급행동은 피해자의 치유와 회복을 제1원칙으로, 공동체적 회복 및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우리 공동체의 사건 해결 목표는 피해자 회복, 가해자 반성, 공동체 문화의 변화입니다. 피해자와 가해자, 개인 간 문제로만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반성폭력 문화와 감수성을 함께 높여 가고, 구체적인 책임 기구와 내규를 마련하기로 결의했습니다. 2월 18일 정기총회에서 ‘오지혁에 대한 공동대표 및 운영위원 해임의 건’을 가결했습니다. 이후 대책위 주최로 공동체 내부에서 반성폭력 교육, 피해자 발화 모임, 두 차례의 ‘성폭력 사건의 공동체적 해결' 공론장을 진행했습니다. 피해자의 위치에서 같이 사건을 바라보고, 필요한 회복의 절차를 만들어 갈 예정입니다.

  앞으로, 청년기후긴급행동은 비폭력이라는 원칙에 따라 모든 생명이 존엄할 수 있는 안전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겠다는 목적을 삶으로 실천하는 단체, 안전하고 평등한 단체, 우리 사회의 성폭력 문화에 꾸준히 저항의 목소리를 내는 단체가 되겠습니다. 


3. 당부의 말씀

  마지막으로, 당부의 말씀을 드립니다. 성폭력 사건의 진위를 과도하게 추측하거나 비난하지 않을 것을 부탁드립니다. 피해자를 피해자다움에 가두는 것, 가해자를 악마화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응보적 정의를 넘어서 회복적 정의를 실현하고자 합니다. 사건을 마주하는 과정에 완결은 없으며, 현재진행형입니다. 아래와 같은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을 함께 약속하길 요청드립니다.

  • 공동체적 해결에 위해를 가하거나, 방해하는 일체의 행위
  • 피해자와 가해자에 대한 공격 및 인권침해를 초래하는 행위
  • 피해자에게 사건에 대한 책임 전가 및 비난, 피해자 사생활에 대한 가십 및 추측, ‘피해자다움'에 대한 통념을 기반으로 피해자를 대하는 태도
  •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퍼뜨리는 것
  • 사건 및 당사자에 관한 부적절한 호기심을 갖거나 추측하는 것
  • 피해자가 밝힌 사실관계에 대한 무분별한 불신

  이후 피해자가 사건과 회복에 대해 말하는 글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꾸준한 듣기를 요청드립니다. 나아가 단체는 성폭력 사건 해결과정과 회복, 사건의 의미와 ‘사건 이후’를 나누는 열린 자리를 마련할 예정입니다. 사건 당사자와 활동 회원 개인에게 사건에 대해 질문하는 일은 자제를 부탁드리며, 사건과 관련해 문의가 있으시다면 대책위에서 응답하도록 하겠습니다. 


문의 : 성폭력 사건 대책위원 김현지 (guswl01258@gmail.com)



청년기후긴급행동 운영위원회

2023년 5월 5일